미셸 오바마 "Bec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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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jin Kim
(@kimseon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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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2019 12:57 pm  

George H W Bush 대통령 장례식 날 캔사스 시티 출장길 서점에서 산 책을 이제서야 다 읽었습니다. 처음 책을 고를 때는 시카고 중산층 흑인 가정에서 자라 좋은 교육을 받고 영부인이 되어 백악관에 입성한 여성의 일대기, 성공담이겠거니 기대했습니다. 입지전적인 영부인의 자서전이 유명 정치인의 자서전보다 좀 더  재밌겠지 하는 호기심이 전부였는데 기대를 크게 하지 않고 들여다 본 덕인지 마음에 감동과 여운이 많이 남습니다. 연설할 때도 느꼈지만 공감능력이 정말 뛰어난 인물입니다.

 딸, 동생, 아내이자 엄마의 삶을 겪어본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장면들이 많았고 유명한 연설은 유튜브로 영상을 찾아보며 적극적으로 읽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몇 토막 소개합니다.

#1. 미셸 오바마가 시카고의 회사법 전문 로펌에서 30대 파트너를 꿈꾸며 일에 파묻혀 지내던 시절 워싱턴으로 출장을 갑니다. 며칠간 준비한 소송준비가 당사자간 합의로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되면서 법률가로서의 직업에 심한 회의를 느끼며 시카고로 돌아오고  마중나온 어머니와 집으로 향합니다. 평생 본인과 오빠를 위해 지역 은행에서 비서로 일했고 자식들에게 매사 스스로 판단하도록 조용히 지원해온 어머니가 미셸의 기분을 알아차리고 괜찮냐고 묻습니다.  미셸이 좀 더 공적인 분야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말에  평생 가족을 위해 자아 성취감같은 감정은 모르고 살아온 어머니가 차를 세우고 "돈부터 벌고 니 행복은 나중에 생각하라"는 의외의 단호한 말을 합니다.  그제서야 어머니 앞에서 성취감, 충족감 운운한 자신이 얼마나 감수성이 부족한가 성찰하고 늘 스스로 판단하도록 돕고 조용히 지원하던 어머니의 그림자같은 삶을 떠올립니다.

#2. 자식들이 스스로 개척하고 독립적인 삶을 살기를 바라는 미셸의 아버지가 딸의 남자친구 오바마와 처음으로 대면하고 무심하게 한마디 합니다. "좋은 친구군. 저런 친구는 오래 가지 않는게 유감이란 말이지" 늘 보다 큰 가치를 바라보고 야심만만한 오바마와 딸이 이어지면 미셸이 스스로의 삶을 살지 못할 것을 아버지가 예견한 듯 합니다. 

#3.  오바마가 일리노이 주의회 일로 늘 바쁘던 시절 늘 퇴근길에 "집에 가는 길이다"라고 전화를 합니다. 좋은 뜻인걸 알지만 그 전화가 온 뒤 45분간 회의를 할 수도 있고 짐에도 들릴 수 있는 신호라는 걸 알아차리게 되고 아버지를 기다리며 졸린 눈을 부비는 어린 딸들 모습과 늘 식어가는 저녁식탁에 미셸은 지쳐갑니다. 부부는 부부 카운셀링을 받기에 이르르고 미셸은 출퇴근이 안정적이길 남편에게 기대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합니다. 대신 아버지가 퇴근하면 세상이 열리는 걸로 딸들이 믿게 하고 싶지도 않기에 저녁시간, 딸들이 잠드는 시간 등 집안 규칙을 정하게 됩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대신 우리 스케쥴을 따라잡는 건 그의 몫이다 라고 되뇌이는 대목에선 미소가 지어집니다.

#4. 영부인이 되기 전에는 군인이나 군인 가족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미셸 오바마는  군인병원을 방문해서 부상당한 젊은 병사들을 만납니다. 미리 방문사실을 알리고 만나고 싶은지 물었을때 몇 몇은 정치적인 이유로 혹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만남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군인병원에서 "슬픔을 느끼거나 울고싶거든 다른 곳으로 가시라. 나는 내 일을 하다가 영광스런 부상을 얻었고 믿을 수 없을만큼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으며 반드시 완전히 회복할 것이다" 라는 메시지가 걸린걸 보고 병사들과는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 불문율입니다. 부상병의 어머니들과는 아무 말이 필요없이 그저 부둥켜 안고 조용히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텍사스의 군인병원에 들렸을 때 사전에 동의를 한 중증환자의 병실을 들어가려는데 간호사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침상에서 누워있을 사람이 아니야". 심각한 부상에 전신화상을 당한 어깨가 넓은 병사가 이불을 걷고 기어이 발을 바닥에 뻗는것이 보입니다. 한눈에 어마어마한 고통이 느껴집니다.  병사는 최고사령관의 부인에게 예를 갖춰 경례를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5.   대통령이 일하는  West Wing팀에서 영부인 East Wing 팀으로 일정을 취소하고 당장 백악관으로 와달라는 급한 전갈을 8년 임기동안 미셸은 딱 한번 받습니다. 사실을 늘 가감없이 때로는 필요이상 브리핑 받기를 원하는 남편이 희생당한 뉴타운 초등학생들의 사진자료를 보고 미셸을 다급하게 찾고 말없이 포옹하는 장면이 묘사되는데 울컥...가슴이 찢어진다며 눈물을 흘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유튜브 영상을 다시 찾아보게 되더군요.

#6. 도널드 트럼프의 여성에 대한 저급한 인식이 담긴 녹취가 공개되고 미셸은 혼신을 다해 New Hampshire 연설을 준비합니다.  젠더 감수성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권력자의 "I can hurt you and get away with it" 인식이 현존하고 사회에 받아들여진다는 데 분노합니다.

"New Hampshire, be clear, this is not normal, this is not politics as usual, this is disgraceful and it is intolerable...no woman deserves to be treated this way. None of us deserve this kind of abuse. This is not about politics. This is about basic human being decency.... ENOUGH IS ENOUGH"

This topic was modified 10 months ago 2 times by Sunjin Kim

sook lee li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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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lee
(@peter-lee)
Estimable Member
Joined: 4 years ago
Posts: 138
17/01/2019 10:28 am  

#1 "돈부터 벌고 니 행복은 나중에 생각하라" 는 미셀의 어머니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유시민의 강연중에 이런 문답 하는것을 들었습니다. 착한것과 악한것중 누가 이기겟는가라는 질문에 답은 '힘센놈이 이긴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고등학교때 육사생도들이 학교를 찾아와 육사를 소개하는 자리가 잇었습니다. 그때 소개미팅이 끝나는 자리에서 육사생도 한명이 고등학생 청중을 향해 남겼던 한마디를 지금도 기억합니다. '힘이 없는 정의는 무력하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착한사람, 악한사람은 없다는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환경과 처지에 따라서 변합니다. 착한사람이 악한 일을 하게 되고, 악했던 사람도 선한일에 동참하는 경우를 살면서 보게 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악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선한 힘이 있어야 되겟다는것입니다.

힘이 무엇인가요. 건강한 육체에서 나오는 힘도 있겟고, 왠만한 지출에도 흔들림이 없는 재력도 큰 힘일것입니다. 

미셀의 어머님이 햇던 이야기는 먼저 힘을 키워야 한다는 부모님의 마음으로 생각됩니다.

사족입니다. 힘을 갖은뒤에는 그 힘을 선한일을 하는데 사용해야 할것입니다. 그런데 또 많은 이들이 거기에서 머물고, 거기에서 안주하는것을 많이 보게 되지요. 부자가 천국에 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것보다 어렵다는 성경구절이 생각납니다. 

부자가 천국에 가기 힘든 이유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부자가 천국가는것?....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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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k lee
(@yugang)
Active Member
Joined: 4 years ago
Posts: 8
17/01/2019 2:31 pm  

 


Doing...Being...Becoming...옛 스승과 동료들과 인간 이해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마음에 담았던 becoming. 미셸 오바마의 becoming 과정을 들으며 새삼스레 되새겨집니다. 인생 절정기의 그녀가 경험한 영부인의 삶은 그녀의 becoming 에 어떤 동력을 불어 넣었을까요? 그녀의 이후의 삶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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