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안병욱 교수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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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k lee
(@yu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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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2019 7:22 pm  

안병욱교수에 관련된 기억 하나

안병욱 교수는 내가 다니던 대학의 철학과 교수였다. 과가 다른데다 철학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나는 그 분에게서 강의를 들은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땅을 쳐다보며 걷는 깡마른 노교수에게는 존경심이 일었고 거기엔 떠도는 한가지 에피소드도 한 몫을 했다.

이야기는 이렇다.

한 무리의 철학과 학생들이 대학 중앙의 원형잔디에 둘러앉아 무엇인가를 열심히 토론하고있었다.

그때 안병욱 교수가 예의 그 모습대로 걸어가고있었다.

학생 하나가 교수를 불러  “교수님, 인생에 대해 논하고 있었는데 저희에게 가르침을 주십시오”라고 청했다. 그러자 안병욱 교수는 “그래? 알았네.”하고는 가던 길을 갔다.

학생들은 토론을 이어가며 안병욱 교수를 기다렸다. 가던 볼일을 마치면 돌아와 함께 해줄것을 기대하며..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기를 두어시간 ..기다리다 지친 학생들은 교수를 찾아나섰다.

교수는 교수연구실에서 책을 읽고있었다. 화가 난 학생들은 볼멘 소리로 투덜거렸다.

“교수님, 인생을 논하는 저희 모임에 와주신다고 하셔서 한참을 기다렸잖아요.”

“그랬지….. 그런데 인생이란 말이야,…한번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는 것이 인생이야..”

 

그런 안병욱 교수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어느 철학과 학생 하나.

때는 봄, 아니면 가을, 좋은 계절을 맞아 문리과 대학내 학과별 체육대회가 열렸다.

거창하게 체육대회라고는 했어도 학과별 축구대회였던걸로 기억한다.

경기 시작에 앞서, 학과별 선수단 입장을 하는데..

인원수가 많은 학과가 선두를 서고, 무슨 과, 무슨 과 이어지다가 맨 마지막으로 철학과가 들어서는데 관중석의 우리 모두는 그야말로 포복절도.

옷차림만 봐도 철학과 학생이라고 짐작되는 검정색 레인코트 차림의 남학생 하나가 한손에는 책가방, 또 한손에는 철학과 피켓을 들고 입장하는 것이었다.

철학과 학생다웠다, 아니 철학과다웠다. 배꼽빠지게 웃는 가운데도 뭔지모를 강한 인상을 받았다.

혼자여도 주저하지 않는 의연함 또는 진지함 ?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행동하는 철학 ?  

경기는 이루어지기 어렵더라도 참여하는 철학 ?

뭔지는 모르지만 그 괴짜 철학도 때문에 철학과 전체에 대한 인상이 바뀌는 경험이었다.

 그  철학과에 안병욱 교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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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lee
(@pete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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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2019 7:32 pm  

그 학교 교정에서 유강님을 만났다는.... 그리고 사귐을 갖고 오늘까지 서로에게 반려로 살고 잇다는것.... ^^

피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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